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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로운일상

생일, 나에게는 슬픈날.

by 뚠뚠코기 2022. 4.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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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나의 생일이다..

하지만 나에게는 기쁘지 않은 슬픈날이다.

20대때는 생일이 특별하게 느껴졌고 행복했고 기뻤다.

하지만 어느순간부터 특별하지도 않았고 여느 하루와 다를게 없는 그런 보통하루가 되어가는 것 같다.

결혼하고 4년차가 되었지만 매번 나의 기대에 못미치는 남편..

차라리 생일이 없었으면 싶은 적도 있었다.

 

큰걸 바라는게 아닌데 그저 미역국 하나 미리 끓여달라고 하는게 그리 어려운걸까.

레스토랑, 꽃다발, 호텔 케이크? 그런걸 바라는게 아닌데.

남편은 나에 비해 생일에 대한 기대가 없는 사람이다. 그건 사람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생일날 가족과 친구외에 남편에게 축하와 챙김을 받고 싶은건 남편이기 때문에 당연하다 생각한다.

 

나의 이런 성향을 알면서도 항상 변함이 없다. 

어제도 나의생일이 언제인지 아느냐고 미역국 언제 끓여줄거냐는 물음에 내일 일찍 오니까

와서 끓일 생각이라고 했다.

(물어보기 전에 기대하지 말아야지.. 아무말 하지 말아야지 하다가 목구멍 밖으로 나와 버림)

 

당일인 오늘, 아침에 일어나보니 미역국이 있었다.

언제 끓였나 싶었지만 그닥 기쁘지 않았다. 어제 내가 한 소리 했으니 끓여놨구나 싶어서..

일찍온다던 남편에게서 일에 변수가 생겨 늦는다는 톡이 왔다.

나는 항상 계획대로 되지 않으니 미리하자는게 나의 생각이다.. 하지만 남편은 항상 닥쳐서 하는 스타일.

어제 내가 다그치지 않아서 남편이 미역국을 끓여놓지 않았다면 아마 나는 서운한 마음이 더 컸겠지..

(누가보면 미역국에 미친 여자인줄 알겠네..)

 

이틀전 남편이 일라이 지연수에 관한 영상을 보면서 지연수가 일라이가 깍아주는 복숭아가 그렇게 좋았다며 말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그 말이 굉장히 슬프다고 했다. 몇 번을 돌려보면서..

그저 남편한테 챙김을 받고 싶은 마음이구나 싶었다. 나도 그렇다.

 

일때문에 의도치 않게 늦는데 화낼 수도 없어서 나는 더 속상하다.

하필 친구들도 연락이 없다.. (3명빼고) 바빠서 그런건지, 내 마음처럼 그들 마음이 아니여서 그런건지..

내 마음이 상대방과 같지 않다는 걸 알지만 내가 그들을 생각하는 만큼 나를 생각하지 않는 것 같아서 더 속상하고 슬프다.

 

나이 먹을수록 점점 멀어지는건 자연스러운 일이겠지.

이렇게 점점 하나 둘 비우게 되는 것 같다.

카톡생일 알림에 의존해서 그런가 (카톡에 생일 안뜬다고 해서 다시 설정함..)

나는 가까운 지인들의 생일은 달력에 다 적어놓는데...

 

어제부터 남편과 이런저런 일로 투닥거려서 속상했는데 

이렇게라도 속상한 마음을 글로 적어보니 조금은 진정되고 풀리는 듯 하다.

어제 어머님께서 오늘 밤에 맥주 한 잔 하자고 하셨는데 기분이 안좋아 캔슬할까 싶었다.

하지만 또 기분이 풀어질지 모르니.. 갔다오기로 마음을 고쳐먹었다.

 

 

 

결국 내 생일을 슬프게 만드는건 나 자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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